CJ그룹이 케이블TV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문화사업 재편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또 코웨이나 동부팜한농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하기 위해 자금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1월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인수 건을 확정하기로 했다.

CJ헬로비전 역시 이날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코웨이와 동부팜한농을 추진하고 있는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J헬로비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CJ헬로비전 시가총액은 8천억 원 수준이며 매각가격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의 지주회사 CJ는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웨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CJ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지 3일 만에 코웨이 인수가가 2조1천억 원이 넘을 경우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CJ대한통운이 최근 중국 룽칭물류를 인수한 데다 CJ제일제당이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어 코웨이 인수가격이 3조 원에 이를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CJ가 이런 모습을 보이자 코웨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코웨이의 매각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의 수처리사업부문을 화학섬유 제조업체 ‘휴비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코웨이의 수처리사업뿐 아니라 화장품사업도 분리매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분리매각을 통해 코웨이 매각을 성공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CJ 입장에서도 코웨이는 글로벌시장에서 문화사업과 외식사업 등을 펼칠 때 현금창출원으로 삼을 수 있어 포기하기 아까운 매물”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문화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데 CJ헬로비전은 이런 비전에 걸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국내 1위 케이블TV사업자이긴 하지만 티브로드, 씨앤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케이블TV사업 자체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CJ헬로비전은 국내 알뜰폰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SK텔링크 등 경쟁회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