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빅3 생명보험사들이 새 수수료체계를 앞세워 신입 설계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금융권에도 비대면(언택트)문화가 퍼지고 있지만 복잡한 상품구조 때문에 설계사 중심의 대면채널에서 영업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위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로고. |
7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위촉수수료, 신인 활동지원비, 신인성과수수료 등을 내걸고 ‘고객보장전문 여성 재무설계사(FP)’를 모집하고 있다.
신입 재무설계사들이 집중교육기간인 첫 18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삼성생명도 5월 들어 신입 설계사에게 초점을 맞춰 수수료체계를 개편했다.
신입 설계사 '정착 수수료'를 지급하는 기간을 입사 뒤 최초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신입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기존보다 50% 높였다.
한화생명은 전속설계사로 받아들이는 기준을 크게 낮췄다.
한화생명 전속설계사가 되려면 환산실적 기준으로 50만 원을 거둬야 했는데 이제 5만 원만 달성하더라고 한화생명 전속설계사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형생명보험사들이 신입 설계사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대면채널에서 거두는 보험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 24곳은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로 1조6956억 원을 거뒀는데 대면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가 98%에 이른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생명보험시장에서는 비대면영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온라인(CM)채널 초회보험료는 42억4400만 원으로 1년 전(81억1700만 원)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텔레마케팅(TM)채널 초회보험료는 206억 원으로 26.9% 줄었다.
반면 설계사 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2548억 원으로 2019년 1분기보다 4.2% 증가했다.
손해보험시장에서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에 초점을 맞춘 손해보험사가 등장하는 등 온라인채널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생명보험사들도 디지털 전환 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온라인채널을 통한 판매보다는 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거나 보험지급심사 시스템 구축 등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채널에서 보험에 가입하려면 고객이 상품설명서를 통해 상품별 보장내용과 필요한 특약 등을 보험설계사 도움 없이 선택해 가입해야 하는데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보다 상대적으로 구조가 복잡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여전히 설계사를 통한 가입이 많다”며 “전속설계사 문턱을 낮추면서 설계사 수가 늘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분기 기준 전속설계사 수는 삼성생명 2만4122명, 한화생명 1만8764명, 교보생명 1만4209명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약 3% 줄었다. 반면 한화생명은 약 7%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