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기술(IT)업계 노조가 업계의 장시간 노동관행을 비판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 수도권본부 IT위원회 네이버·넥슨·스마일게이트·카카오지회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특별연장근로와 재량근로제 허용 확대, 52시간제 위반 사업주 처벌 유예 등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IT업계 노조, 노동시간 단축 요구하며 김택진 장병규 발언 비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과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고용노동부는 18일 주52시간제 입법 관련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2020년부터 주52시간제가 적용되는 50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에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과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IT업계 노조는 이런 움직임이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노동 기본권을 지키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동시간 단축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이들은 “IT업계는 고질적 하청구조로 저임금 노동과 야근을 밥먹듯 하는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며 “사람이 버틸 수 없는 구조라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평균 근속년수가 채 2년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IT업계 대표 인사들의 발언도 비판했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한 게임회사 대표는 주52시간 상한제로 중국이 6개월에 만들 게임을 우리나라는 1년 동안 만든다고 한탄했다”며 “밤새 일하는 사무실을 자랑하듯 광고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얼마전 국감에서 “중국은 6개월 만에 완성된 제품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1년이 걸려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 뒤처졌다”고 말한 것과 신작 게임 리니지2M 광고에 이른 새벽에 불이 켜진 엔씨소프트 건물이 나온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지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최근 간담회에서 주52시간제의 획일적 적용을 놓고 “개인이 스스로 일할 권리조차 국가가 막는 것”이라고 한 발언도 비난받았다.

이들은 IT업계에서 과로로 시달린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를 들면서 “이런 현실이 더 많이 일할 권리를 침해해서 일어난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