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KBS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검찰수사에 관련된 의견을 질문받자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편하고 새 사업모델도 어떻게 만들지 적극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현재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수사하고 있다. 이 수사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은 “국정농단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을 지켜보면 삼성그룹에 아쉬움이 많이 든다”며 “최고 의사결정자가 지배구조와 사업모델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 창업자 앤디 그로브가 자서전에 실은 ‘성공은 자만을 낳고 자만을 실패를 낳는다’ 문구를 인용하면서 “새 삼성그룹을 만드는 일은 결국 이 부회장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지정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동일인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계열사 범위를 결정해 공정거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동일인 지정을 현실과 좀 더 걸맞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계의 의견 등을 받아들여 현실과 더욱 맞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지정한 동일인이 대기업의 총수라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정위는 재벌시책의 적용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동일인을 결정할 뿐”이라며 “재벌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는 그룹에서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재벌개혁의 수단으로 엄정한 법 집행, 재벌의 자발적 개편 유도, 법과 제도 개정을 들었다. 구조적 요인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접근은 무조건 실패한다는 의견을 지켰다.
재벌개혁 의지가 후퇴했다는 진보진영 일각의 주장을 질문받자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 의지는 흔들림 없지만 방법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진보진영이 과거의 기억에 너무 머무르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