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휴대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책임을 물어 삼성전자와 애플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4일 로이터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규제당국은 이날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500만 유로(약 65억 원), 애플은 1천만 유로(약 129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이탈리아 당국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오래된 스마트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소비자단체의 신고를 받은 뒤 1월부터 사실 여부를 조사했다.
당국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업데이트는 성능을 눈에 띄는 수준으로 떨어뜨려 소비자들이 새 스마트폰으로 교체를 앞당기도록 했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비자들에 스마트폰 성능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알리지 않은 점도 과징금 부과의 이유로 꼽혔다.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을 유지하거나 교체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이런 논란이 처음 고개를 들자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낮춘 사실을 인정하고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 저하 기능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