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의료기기사업부와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다 우수인력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
|
▲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떼내 삼성메디슨에 합병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7일 “삼성메디슨과 합병 또는 의료기기사업부를 분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료기기사업의 경우 지금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의 의료기기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삼성그룹의 의료기기사업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이 진행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삼성그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2010년 312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3년 7억 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초 삼성메디슨에 대한 경영진단을 통해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통합해 시너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다만 삼성메디슨을 삼성전자에 합병할지 혹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분할해 삼성메디슨에 합병할지를 놓고 고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화그룹에 계열 4개사를 매각는 등 잇따른 사업재편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일부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의료사업부를 분리해 삼성메디슨에 무리하게 합병할 경우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삼성그룹이 합병계획을 철회하면서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이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를 겸해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을 계속 이끌게 됐다. 조 사장은 양쪽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안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