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에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
|
|
▲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
기업들이 검찰 간부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대해 각종 소송이나 검찰수사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는 홍 전 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LG전자는 홍 전 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안건을 오는 3월1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한다.
홍 전 부장은 LG그룹 오너 일가의 회사로 알려진 레드캡투어의 사외이사도 맡게 된다. 레드캡투어의 최대주주인 구본호씨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전 회장의 동생 구정회 고문의 손자다.
홍 전 부장은 사법연수원 17기(사법고시 27회) 출신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사건과 ‘박연차 게이트’ 등 굵직한 특수부 사건을 수사했다. 김경수 대구고등검찰청장, 최재경 전 인천지방검찰청장과 함께 사법연수원 17기의 ‘트로이카’로 꼽히기도 했다.
홍 전 부장은 2011년 8월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했고 현재 법무법인 에이치앤파트너스의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LG전자는 홍 전 부장 외에도 최준근 전 한국휴렛팩커드(HP)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LG전자는 이규민 사외이사와 김상희 사외이사가 임기가 끝나면서 홍 전 부장과 최 전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검찰 고위간부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데 대해 내부견제에 충실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각종 소송이나 검찰수사에 대비해 로비창구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회 법제사위 서기호 의원이 지난해 10월 63개 대기업 사외이사 786명의 직업군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35%가 관료 또는 판검사 경력이 있는 권력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당시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 제도가 기업의 로비 내지 법조계 출신 인사들의 전관예우 창구로 전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