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을 철수할 뜻을 보였다.
10일 AP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아이오와주 카운실블러프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유세 연설에서 “우리가 엄청나게 부자인 나라(한국)를 보호하기 위해 10억 달러(우리돈 1조 원)가 드는 시스템을 배치하고 있다”며 사드 철수의 뜻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국 군 장성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사드 비용을 두고 논의한 과거 일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AP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시점을 밝히지 않은 회의에서 “우리가 한국을 보호하고 있는데 사드 비용은 얼마이고 누가 내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10억 달러를 미국이 낸다는 답변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소리냐”며 “우리나라(미국)로 (사드를) 돌려놓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군 장성들이 오바마 행정부가 합의한 사항이라며 난색을 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상관 안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원연설에서 당시 일화를 소개하면서 한국이 부자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도 삼성과 LG 텔레비전을 많이 주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밥 우드워드의 새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의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밥 우드워드는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으로 과거 ‘워터게이트’ 특종을 내기도 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대화에서 “사드를 철수시키고 포틀랜드에 배치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원연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나라 밖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며 “북한과 진행하고 있는 것들을 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그들(오바마 행정부)은 북한과 전쟁을 준비했지만 지금 우리는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