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노동조합과 임금협상 합의를 두 달 만에 빠르게 마무리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조종사노조)과 2018년 임금교섭을 완료하고 8일 조인식을 진행했다.
항공사와 조종사노조 사이의 임금협상은 오랜 시간이 걸릴 때가 많다. 아시아나항공과 조종사노조 사이의 임금교섭은 2017년에는 10개월, 2016년에는 1년4개월이 걸렸다.
경쟁사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년, 2016년 임금협상에 합의하는 데 무려 3년이 걸리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일반직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을 남겨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반직노조는 최근 임금협상의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큰 고비로 여겨지는 조종사노조와 임금 협상이 타결된 만큼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큰 짐을 하나 덜 수 있게 됐다.
조종사노조와 큰 마찰 없이 빠르게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비용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뿐 아니라 노사 사이의 화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익이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 회사의 역량을 집결하는데 힘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의 성과가 조금씩 눈에 보이고 있다”며 “회사의 발전에 노사가 마음을 모았다는 데 이번 합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노조와 합심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입국장면세점 도입이 확정되는 등 항공업계 업황 자체는 여전히 좋지 않다. 11월 미국의 이란 제재를 앞두고 이란의 원유 수출이 더 줄어들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 도입을 확정한 것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항공사의 기내면세품 판매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여행 내내 구입 면세품을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피하거나 추가 수하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이용하던 승객들이 입국장면세점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내면세품 품목 가운데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주류가 입국장면세점 판매 제외품목에서 빠졌기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이 기내면세점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기내면세점은 일반 면세점과 달리 임대료 등을 내지 않기 때문에 항공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불린다.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기내면세품 판매를 통해 거둔 매출은 964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