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박능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전문성과 대표성 사이 고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체제를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 진행될 국민연금제도 개편과 별개로 보건복지부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나아갈 길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 운영에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만들고 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제도 개편방안과 관련해서는 ‘가안’과 ‘나안’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국회에 제출해 국민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제도 개선방안은 시행령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 제도 개편에 더해 기금운용위원회까지 국회에서 국민연금법을 통해 개정하면 기금운용체계에 변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국민연금의 현행 체제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기금운용위원회 개선 방향을 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권한도 강화해 기금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위원들은 결과에 책임도 져야 한다.

5일 보건복지부가 우선 공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위촉 위원의 자격 기준을 마련했다. 금융·경제·자산운용·법률 등 분야에 3년 이상 경력을 쌓은 자로 한정했다.

위원들의 권한도 강화해 직접 안건을 회의에 부칠 수 있도록 했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전환해 의원들이 의사결정에 항상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위촉 의원 가운데 3명을 상근위원으로 두고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도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연다.

위원들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선관주의, 신의성실 의무 등과 관련한 내용을 지침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연차 보고서에 담아 공개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은 보험료 및 소득대체율 제도 개편과 함께 기금운용위원회 개선 방안도 따로 논의되고 있는데 두 가지 변화 모두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책임준비금으로서 국민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내놓은 기금운용위원회 개선방안에 반대의 의견도 나오는 데 따라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적으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박 장관은 “이번에 보고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은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준비해 온 개선안을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개선방안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개선방안을 두고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로 일부 위촉위원을 상근위원으로 둔다면 위원 사이 권한과 정보에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논평에서 “이번 개편안은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3년의 경력을 새로운 조건으로 내걸어 가입자단체 대표의 직접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며 “전문성은 적절한 지원과 교육으로 보완돼야 하지 대표성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박 장관은 5일 제7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개선방안을 발표한 뒤 바로 대구에 내려가 국민연금 개선 국민 토론회에도 참석해 의견 청취에 열의를 다하는 행보를 보였다.

국민연금 개선에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한 토론회는 9월17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차례로 열렸고 5일 대구와 광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는 토론회에서 “현재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하고 세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개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