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중형 SUV 이쿼녹스의 2019년형 모델을 조기에 투입해 판매량 반등을 노린다.

이쿼녹스는 북미에서 이미 검증된 인기 판매 차량이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판매량 회복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2019년형 이쿼녹스 가격 내려 판매량 반등 노릴까

▲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10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브랜드 이쿼녹스의 연식변경 모델을 10월부터 판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애초 연말에 연식변경 모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됐는데 이쿼녹스의 판매가 부진하자 출시 일정을 앞당기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GM은 2017년 처음 글로벌시장에 선보인 3세대 이쿼녹스를 6월부터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쿼녹스는 미국에서만 2010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200만8915대 팔리며 경쟁력을 증명한 중형 SUV다. 캐나다에서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연간 2만 대가량씩 팔렸다.

한국GM은 SUV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도 이쿼녹스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GM은 이쿼녹스 출시 초기부터 판매에서 고전하고 있다.

출시 첫 달인 6월에 차량을 385대 팔았는데 7월에 판매량이 191대로 급감한 데 이어 8월에는 97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출시 석 달 동안 팔린 이쿼녹스는 모두 673대다.

폴크스바겐이 중형 SUV 신형 티구안을 5월 출시한 뒤 100일 만에 판매량 6천 대를 넘겼다는 점과 비교할 대 이쿼녹스의 초기 판매는 매우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GM이 2019년형 모델을 서둘러 시장에 투입하는 것은 이처럼 부진한 판매량을 반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새 이쿼녹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만 연식변경 모델의 조기 투입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이쿼녹스는 경쟁 모델인 현대기아차의 싼타페와 투싼, 스포티지,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등과 비교해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이쿼녹스는 1.6L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최대출력(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동력) 136마력, 최대토크(엔진에서 발생하는 최대 회전력) 32.6kgf·m를 보인다.

싼타페는 2.0L 디젤 엔진에 최대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kgf·m이며 투싼은 1.6L 디젤 엔진에 최대출력 27kgf·m다.

출력과 토크 등 엔진 성능만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지만 가격에서는 이쿼녹스가 경쟁 모델보다 다소 비싸다.

한국GM은 이쿼녹스 가격을 최하위 트림(자동차의 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을 기준으로 2945만 원부터 시작해 최대 4182만 원까지 책정했다.

반면 싼타페는 이쿼녹스보다 배기량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2763만 원부터 가격을 책정했으며 투싼은 2300만~3천만 원대 초반에 팔린다.

국내 SUV시장은 날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기아차가 7월에 4세대 스포티지 더 볼드를 출시했고 현대차도 8월부터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한국GM이 이쿼녹스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내 SUV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힘들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