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노선을 강화한 전략으로 추석 연휴 항공 수요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추석 연휴 장거리 노선 예매율이 급증하고 있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가장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 노선은 유럽 노선이다.
1일 기준 대한항공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의 연휴 예약률은 98%, 스위스 취리히 노선의 예약률은 92%를 보이고 있다.
9월에 신규 취항하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비행기의 연휴 예약률은 무려 99%에 이른다.
유럽 노선 전체 예약률 평균 역시 94%로 일본·동남아 노선의 예약률 평균인 7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 예약률도 매우 높다.
아시아나항공의 이탈리아 베네치아 노선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은 모두 95%의 예약률을 보였다.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노선의 예약률 역시 90%를 넘겼다. 아시아나 항공의 전체 유럽 노선 평균 예약률은 94.4%에 이른다.
오세아니아와 미주 노선 역시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로 떠나는 대한항공 비행기는 이미 전체 좌석의 94%가 예약됐다. 하와이와 토론토 노선의 예약률도 94%를 넘겼고 뉴욕 노선도 다른 노선들보다는 조금 낮지만 81%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예약률은 80.3%,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예약률은 90%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두 항공사 모두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은 70%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낮은 예약률은 아니지만 장거리 노선에 비해 확연히 예약률이 떨어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중·단거리 노선 수요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장거리 노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를 통해 미주 노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 4월에는 18년 만에 인천~보스턴 노선을 재취항 할 계획도 세웠다.
델타항공도 같은 시기 인천~미네아폴리스 노선을 새로 만든다. 이 두 노선의 취항이 마무리되면 두 항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과 미국 사이 직항 노선은 15개로 늘어나게 된다.
델타항공과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탑승률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2018년 6월 미주노선 탑승률은 89%다. 2017년 6월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5월부터 7월까지 탑승률 역시 8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노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95%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 베네치아 노선과 바르셀로나 노선은 모두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취항한 노선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1대인 장거리 노선 항공기를 2022년 32대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항공기 추가가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이 공급하는 전체 여객 좌석 가운데 60%를 장거리 노선 좌석이 차지하게 된다.
두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강화 전략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긴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추석과 설 연휴는 항공사들의 대목 중 대목으로 불린다. 보통 휴일에 주 단위로 쉬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대부분 휴일은 하루 단위로 쉬기 때문에 최소 3일을 쉬는 명절 연휴를 노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명절 연휴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의 예매율이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연휴에 주말이 끼면 짧게는 3일만 쉬기도 했던 예전과 달리 정부가 대체공휴일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휴가 길어져 연휴에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개인 연차를 붙이면 긴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명절의 특성상 장거리 노선이 중·단거리 노선보다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며 “장거리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여행 트렌드도 점점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