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숙명여자고등학교 교무부장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두 딸에게 시험 문제를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을 놓고 심증으로는 부정행위가 확실하다고 바라봤다.
조 교육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단 시험문제가 출제되고 관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해 중징계를 내렸다”며 “서울시 교육청의 학업 성적 관리 지침과 개별 학교의 학업 성적 평가 관리 규칙에 따르면 자녀가 재학하고 있으면 해당 교사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거나 검토하는 업무에서 배제돼야 하는데 그런 규칙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무부장 A씨는 2017년과 2018년 내신시험 문제지와 정답지를 모두 6차례에 걸쳐 검토하고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두 딸은 2017년 입학했다.
조 교육감은 A씨의 두 딸이 시험문제를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놓고 자매가 나중에 답이 정정된 문제의 고치기 전 정답을 똑같이 쓴 사례가 11개나 발견된 점을 들어 “지금까지 밝혀진 정황만으로는 학생이 그 시험 문제를 받아서 부정행위를 했다고 확증하기가 어렵지만 심증은 확실하게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교무부장 아버지가 자녀의 시험지를 50분 동안 본 것만으로도 두 딸도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반응에 관해서는 “저희도 학부모님들과 같은 마음이다”라면서도 “아버지의 부정행위를 곧 자녀의 부정행위로 놓고 0점 처리하기에는 현행법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굉장히 중요한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교사 보안 관리 현황에 관해 9월 중에 중고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엄정하게 점검을 실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시교육청은 8월16일부터 22일까지 숙명여고에 감사를 진행하고 8월29일에는 교무부장A씨가 시험지를 유출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서경찰서는 8월31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감사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