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9월 5G 통신장비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도입 의사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속에도 화웨이를 선택한 것은 LG유플러스가 그동안 펼쳐 온 효율성 우선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장비는 보안문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어 SK텔레콤과 KT는 아직 도입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기술 호환성과 비용 문제에 방점을 찍었다.
5G 통신장비는 LTE 네트워크와 연계해 구현하는 기술 표준규격의 특성으로 볼 때 LTE 장비와 호환성이 중요한데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의 LTE 장비가 구축돼 있다. 또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다른 장비업체보다 30% 정도 저렴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를 확보할 때도 효율성에 우선을 뒀다.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 3.5GHz 대역에서 80MHz를 확보했는데 이통3사 가운데 폭이 가장 작다. 주파수 확보비용을 아껴 설비 투자에 투입하는 쪽이 오히려 더 5G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전략은 과거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 LG유플러스가 세웠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LTE 주파수를 최저가에 낙찰받은 뒤 전사적으로 LTE 전국망 구축에 속도를 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하 부회장은 이런 전략으로 5G 시대에도 LG유플러스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 부회장은 8월29일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다가오는 5G 무선통신 시대의 사업환경은 큰 도전이지만 동시에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4차산업혁명의 인프라로 주목받는 5G를 주도해 1등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효율성 우선 전략이 5G 시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5G는 LTE와 달리 설비 투자뿐만 아니라 통신 기술력에 관한 투자도 중요하다. 5G는 LTE보다 훨씬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해 통신사별로 5G 네트워크의 품질이나 서비스에서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신사업자의 전략에 따라 5G 네트워크 기술이나 품질에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5G 시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2018년 8월27일 LG유플러스 모델들이 상용화를 앞둔 5G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5G 생중계'를 통해 프로야구 경기를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5G 기술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SK텔레콤과 KT가 5G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떠오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이 분야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도 자체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78억을 썼는데 이는 SK텔레콤의 연구개발 비용인 1877억 원의 15% 수준에 그치는 액수다. KT는 같은 기간 837억 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썼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경쟁사와 연구개발 비용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LG유플러스는 LTE를 가장 빨리 상용화한 운영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만큼 5G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