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기를 마치면서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몰린다.

추 대표는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 정권교체, 지방선거 압승 등의 성과를 남기고 60여년 민주당 역사 최초로 2년을 꽉 채운 채 25일 새 대표 선출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한다. 
 
[오늘Who] 추미애 민주당 대표 화려한 마감,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 대표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되돌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힘든 날들이었지만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그런 너무나 의롭고 아름다운 국민과 함께 헤쳐 왔다는 것, 오로지 국민의 뜻을 받들어왔다는 것, 또 그 길이 결국 정의를 세우는 과정이고 승리의 길이었다는 것이 참 보람됐다”고 돌아봤다.

추 대표는 제1야당 대표에서 시작해 집권여당 대표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 

집권여당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리더십을 보여 준 것은 추 대표의 정치 앞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14일 연합뉴스TV ‘뉴스포커스’에서 앞으로 정치인으로 계획을 묻자 “저는 (문재인 정부) 연대책임, 공동책임자”라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민주당의 공약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약속한 것을, 임무를 완료할 때까지 저도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며 말을 아꼈다.

정계에서는 추 대표의 다음 행보를 두고 일찍부터 ‘문재인 정부 입각설’, ‘차기 대권 준비설’ 등 여러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여성 총리의 상징성과 대구 출신인 만큼 지역 안배 차원의 적합성 등을 들어 '국무총리급' 입각의 관측도 나온다. 

판사 출신 첫 여성 국회의원, 헌정 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 최초의 집권여당 여성 당 대표 등 돋보이는 정치 이력에 당 대표로 이뤄낸 성과가 더해지면서 추 대표의 차기 대선 도전을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강한 것은 기본”이라는 스스로의 말처럼 정치 생활 내내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화법이 직선적이고 목표가 생기면 돌진하는 스타일로 15대 초선 이후 ‘추다르크’로 불렸다. 

2002년 대선 유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추 대표를 두고 “제가 새로운 정치를 하지 않으면 제 멱살을 잡고 흔들 여자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지방선거 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역대급 당대표로 차기 대선에 도전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면 우선 승리에 도취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 오늘은”이라고 말을 줄였다.

추 대표가 흔치않은 성과를 쌓은 것은 여러가지 정치적 제반 조건들 덕분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병민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 뒤 YTN ‘나이트포커스’에서 “추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치면서 대통령 선거, 이번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승리로 이끌어왔기 때문에 그 모든 공을 놓고 칭찬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면서도 “그런 승리에는 추 대표의 능력도 충분히 한몫을 했겠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조건들이 굉장히 좋은 환경을 깔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차기 대선을 꿈꿀 만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는가 평가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말 그대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이렇듯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대도 예전 발언들은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 어디일지 단서를 준다.  

“내 마지막 꿈은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다수의 국민들을 끌고 나갈 힘이 있다면 성별과 나이에 구분 없이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추 대표가 2008년 11월13일 영남대학교 특강에서 '정치인으로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추 대표는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제24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인천지방법원, 광주고등법원 등 판사를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1996년 서울 광진구을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1997년 대선 때 대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표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2002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고 희망돼지저금통으로 자발적 후원금 모금사업을 주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도 힘을 보탰다. 

2016년 8월 전당대회에서 54.03%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선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