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사업 확대 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면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대신 티브로드나 CMB 등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를 시작하면서 LG유플러스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당초 CJ헬로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인수를 통해 잠재적 인터넷TV(IPTV)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IPTV사업의 성장세를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이 10.89%에서 23.99%로 뛰어오르게 된다. 올해 1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위해 CJ그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CJ헬로가 매각 대신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를 추진하면서 LG유플러스는 인수합병(M&A) 전략에 대대적 변화를 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LG유플러스는 당분간 CJ헬로와 딜라이브의 협상 진행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CJ헬로와 딜라이브가 이제 막 협상을 진행한 만큼 인수합병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딜라이브는 매각대금으로 현재 1조4천억 원 정도를 원하고 있지만 CJ헬로는 이를 지불할 능력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헬로가 딜라이브에 1조4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부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향후 유료방송시장에서 다양한 방법의 인수와 매각이 활발히 검토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CJ헬로가 딜라이브의 일부 사업을 인수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딜라이브 플러스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행상에서 분할매각을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딜라이브의 인수합병 협상이 결렬된다면 두 회사를 다시 인수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 일각에서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와 매각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딜라이브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중소 케이블TV 사업자 인수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딜라이브 외에 공식적으로 매물로 올라온 케이블TV회사들은 없다. 하지만 케이블TV는 최근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어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각을 원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케이블TV 4위업체인 CMB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CMB는 각 지역방송국이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별 방송국을 따로 인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올해 3월 전체 매각이 쉽지 않자 서초방송을 따로 떼어 내어 335억 원에 현대HCN에 매각하기도 했다.
케이블TV 2위인 티브로드나 5위인 현대HCN도 잠재적 인수합병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티브로드는 유료방송시장의 성장 한계로 2014년부터 매출이 매년 줄고 있어 소유주인 태광그룹이 매각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다각도로 케이블TV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현재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