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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4일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스마트폰용 메모리 원칩 '이팝(ePOP)'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를 하나로 묶은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성능·대용량 원(one) 메모리칩 ‘이팝(embedded Package on Package, ePoP)’을 본격 양산한다고 4일 밝혔다.
‘이팝’은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를 한데 묶은 ‘eMCP(embedded Multi Chip Package)’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제품이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에 바로 쌓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낸드플래시는 열에 약한 메모리반도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작동 때 높은 열이 발생하는 모바일 AP와 함께 쌓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통념이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낸드플래시의 내열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용 ‘이팝’을 먼저 선보였다.
스마트폰에 ‘이팝’이 탑재될 경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공간절약이다. 모바일 AP와 D램, 낸드플래시 등을 따로 장착할 때와 비교해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40% 가량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팝’을 통해 더욱 슬림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고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속도나 전력사용량 면에서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팝’이 ‘초고속, 초절전, 초슬림’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팝’은 3기가바이트(GB) LPDDR3 모바일 D램과 32기가바이트 내장스토리지(eMMC)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제품이다. LPDDR은 ‘Low Power Double Date Rate’의 준말로 이 기술을 적용한 D램은 일반 PC용 D램보다 전력소모가 적어 스마트기기에 탑재된다.
‘이팝’은 20나노미터급 6기가비트 모바일 D램 2개를 묶은(1.5GB) 2쌍의 메모리를 탑재한다. PC D램과 같은 초당 1866메가비트의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모바일 AP와 함께 64비트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주요 반도체의 패키지 양산에 성공하면서 묶음 판매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묶음판매로 단가를 내리게 되면 더 많은 고객이 삼성전자 제품을 찾게 되고 이에 맞는 모바일 AP까지 주문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제호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논문에서 “삼성전자는 인텔처럼 주요 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원칩을 만들어 이를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 경우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제품 이외의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족쇄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고사양 모바일 컨텐츠 증가추세에 발맞춰 20나노 D램을 활용한 다양한 용량의 모바일 메모리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대용량 이팝이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슬림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멀티태스킹을 더 빠르고 오래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성능이 크게 강화된 차세대 이팝을 선보여 프리미엄 모바일시장의 성장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