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대장암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임상3상에 들어간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이 경쟁사들보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뒤처지고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10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출시 경쟁과 관련해 셀트리온이 ‘가격 경쟁력’에 높이는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포르투갈 의약품 허가기관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출시를 위한 글로벌 임상3상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은 2017년 6월부터 1년 동안 국내에서 CT-P16의 안전성과 약동학(농도에 따른 약효 발현 속도) 평가를 위한 임상1상을 진행했고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이오시밀러는 임상2상이 면제된다.
셀트리온은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유럽, 남미 지역 등 각 국가에 순차적으로 임상시험을 신청해 20여 개국, 약 150임상기관에서 CT-P16의 임상 3상을 진행한다.
아바스틴은 로슈가 2004년 대장암 치료제로 출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그 뒤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교모세포종, 난소암, 황반변성 치료로 사용 범위가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시장에서 매출 규모는 7조5천억 원 정도다.
아바스틴은 미국에서 2019년 7월, 유럽에서 2020년 1월 특허가 만료된다. 난소암 치료 등에 추가 특허가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젠은 엠바시라는 이름으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2017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2018년 1월에는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도 판매승인을 받았다.
화이자도 임상3상을 마쳤고 베링거잉겔하임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했고 성공을 거뒀다.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등으로 유럽시장을 선점했다. 최근에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시장 선점을 위해 힘쓰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1종당 평균 3천억 원이 들어간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출시했지만 시장 경쟁에서 밀린다면 셀트리온이 입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서 회장은 아바스틴 개발 경쟁에서 뒤처진 약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극복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원가를 최대한 낮춰 개발해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얘기다.
그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관련해서 일관되게 ‘아바스틴은 시장 선점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서 회장은 “아바스틴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기존과 다르게 아바스틴의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은 아바스틴이 다른 바이오의약품들보다 비싼 바이오의약품에 속하기 때문이다.
아바스틴은 암환자가 1년 동안 복용하면 약값이 5천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날보다 조금 더 싼 수준으로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
서 회장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품질과 관련해서도 “CT-P16은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우리가 만든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도 동등성이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