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등 모바일기기에 적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앱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앱스토어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앱이 늘어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는 만큼 추격에 속도를 내야만 한다.
5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앱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넓히기 위한 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은 7월 초 구글의 인공지능 관련 개발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을 영입해 '코어ML' 개발자도구 관련 연구를 책임지도록 했다.
더버지는 "애플이 인공지능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적임자를 데려왔다"며 "애플 개발자들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앱과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어ML은 애플이 지난해 개발자회의에서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반 개발자도구다.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술을 지원하는 앱을 앱스토어에 출시하고 판매할 수 있다.
코어ML을 활용해 앱을 개발하면 애플 아이폰 등 기기에 탑재된 인공지능 연산용 프로세서를 활용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관련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애플이 개발자회의에서 시연한 코어ML 기반 앱은 아이패드의 카메라로 농구장 화면을 녹화하면 각 선수의 움직임과 득점, 실수등을 자동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 과정에서 각 선수와 동작을 구분하는 데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기존 모바일 기기에서는 성능 한계로 구현할 수 없던 신기술이다.
앞으로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관련 앱 출시가 크게 늘어나면 애플 아이폰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스마트폰 앱 최대 경쟁사인 구글에서 인공지능 핵심 임원을 영입해온 점도 스마트폰 앱분야에서 완전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애플은 모바일 기기와 전용 프로세서, 콘텐츠 플랫폼과 운영체제를 모두 직접 개발한다는 장점을 앞세워 자체 인공지능 기술과 외부 개발자의 앱을 가장 빠르게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구글은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앱스토어 플랫폼만 제공할 뿐 반도체기업의 모바일 프로세서나 스마트폰 제조사의 하드웨어 개발에는 관여할 수 없다.
자연히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앱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8 시리즈부터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를 탑재해 음성 명령의 인식률을 개선하고 인터페이스 편의성을 높이는 등 변화를 추진했다.
▲ 애플 기기에서 실행되는 인공지능 기반 사물인식기능. |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 기능을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앱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실제 활용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애플과 같이 외부 개발자를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에 탑재되는 새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2.0'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부터 애플과 같이 개발자도구를 공개해 앱 개발자들의 콘텐츠 출시를 유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려면 충분한 개발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빅스비 앱 개발자들이 콘텐츠 판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가 지원을 확대하거나 앱 생태계를 주도하는 구글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빅스비2.0 개발에 약 800개의 협력사를 확보했다"며 콘텐츠 기반 확대에 자신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