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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이 베트남 손해보험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김 사장은 현지 금융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안정적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 동부화재, 베트남 현지회사 경영권 사들여
동부화재는 29일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회사 PTI의 지분 37.32%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동부화재는 이번 인수에 약 500억 원을 투자해 PTI의 1대 주주가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모든 인수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PTI는 1998년 설립된 매출 720억 원 규모의 손해보험회사다.
이 회사는 2013년 기준으로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7.2%를 차지했다. 베트남에 있는 손해보험회사 29개 가운데 5위다.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국영기업인 베트남우정공사가 주주로 참여해 전국에 많은 수의 영업점이 있다.
동부화재는 베트남이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이며 인구가 1억 명에 이르러 보험시장 성장잠재력이 높아 먼저 시장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손해보험시장의 연간보험료가 약 1조5천억 원이다. 규모가 아직 크지 않지만 10년 전보다 16%나 늘어났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PTI 인수를 계기로 인도차이나반도 내에 사업을 확장할 플랫폼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동부화재는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세운 해외사무소를 통해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는 동부캐피탈 인수작업이 끝날 경우 PTI와 동남아시아 보험시장에서 시너지를 내려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자동차를 사는 사람들 가운데 60% 이상이 할부금융을 이용한다. 할부금융업 시장이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다.
PTI는 베트남 현지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3위에 오른 기업이다. 동부화재는 PTI를 인수한 뒤 베트남 사람들에게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서 동부캐피탈을 통한 할부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 현지기업 지분투자 통한 해외진출 추진
김 사장은 동부화재의 PTI 인수를 기점으로 올해 목표인 해외사업 확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 15일 “해외영업의 수익성을 키워 내실을 쌓고 신흥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국내 손해보험시장의 성장이 느려지자 해외시장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미국 괌과 하와이 영업지점 2개와 해외사무소 4개에서 낸 순이익은 약 34억 원이다. 이는 당시 동부화재가 냈던 순이익 2734억 원의 8% 수준에 이른다.
동부화재는 현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안정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번에도 국내 보험회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회사를 인수했다. 지난해 6월 중국 손해보험업계 20위권 기업인 안청보험사 지분 15.01%를 약 15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현지법인을 만드는 방식 등은 현실적으로 영업망을 처음부터 쌓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차원에서 현지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화재는 2012년에도 라오스의 최대 민간은행인 인도차이나은행 지분을 인수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손해보험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해외 금융기관에 지분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