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새 대규모 낸드플래시 공장을 착공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이뤄내기에는 자금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메모리 사장.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5일 "도시바메모리가 웨스턴디지털과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새 공장을 건설하며 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며 "삼성전자 추격에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은 24일 일본 요카이치시에서 새 낸드플래시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두 회사가 모두 90억 달러(약 10조1500억 원)을 투자했는데 2020년 가동이 목표다.
도시바메모리는 이전부터 웨스턴디지털과 낸드플래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시설도 함께 투자해 운영하며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거리가 다소 멀어졌다.
도시바가 미국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등의 컨소시엄에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지분 매각을 추진하자 웨스턴디지털이 거세게 반대하며 협력 중단을 선언했기 대문이다.
하지만 도시바메모리는 새 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으며 웨스턴디지털에 공동으로 투자하라는 제안을 여러 차례 보냈고 웨스턴디지털이 결국 이를 받아들이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낸드플래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2위 도시바메모리와 3위 웨스턴디지털의 분쟁이 이어지는 사이 점유율 격차를 벌리며 앞서 나갔다"며 "새로 짓는 반도체공장은 삼성전자를 따라잡는 데 다시 속도를 내겠다는 두 회사의 목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삼성전자보다 앞서 96단 3D낸드 공정을 적용한 SSD 출시를 발표하는 등 협력 효과를 앞세워 추격 속도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두 회사의 자금여력이 삼성전자보다 크게 뒤처지고 있어 격차를 좁힐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시장조사기관 IHS 분석을 인용해 "낸드플래시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데 삼성전자의 지난해 낸드플래시 투자 규모는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메모리의 투자를 합친 금액의 2배가 넘었다"고 분석했다.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메모리 사장은 착공식에서 요카이치에 제2공장, 제3공장을 추가로 지어 낸드플래시 생산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도시바메모리가 삼성전자의 투자여력을 따라잡기 쉽지 않고 낸드플래시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어 쉽지 않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반도체공장에 낸드플래시 생산설비를 꾸준히 들이는 한편 평택 제2공장 건설을 결정한 뒤 시기와 규모를 조율하는 단계에 와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이 지난해 분쟁으로 낳은 상처를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일은 소모적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