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번지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우대수수료율 상한선을 낮추거나 우대수수료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입법안이 나와 있는데 정부여당이 이런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이면서 정부와 여당이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맹점·하도급사의 인건비 부담을 본사·원청과 나누는 방안,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보호 임차기간을 늘리는 방안, 영세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 등이 떠오른다.
이 가운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이미 계약갱신 청구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쪽으로 여야 정치권과 정부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가맹점과 하도급사의 인건비 부담을 본사와 원청이 분담하는 방안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인건비가 오르면 가맹금이나 하도급대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표준계약서 보급에 나섰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영세 소상공인에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을 확대하는 방안들이 떠오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줄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정부여당이 추진한 경제정책들은 대부분 기존에 주로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 입법발의한 것들이 많다. 이 때문에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 기존에 제출된 법안들로 관심이 모인다.
여당 의원들은 영세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율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법안들을 제시해 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7월26일 영세 소상공인에 한해 1만 원 이하 소액카드 결제의 수수료를 면제하는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원욱 의원은 2016년 5월31일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1%로 낮추고 수수료율 상한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3월31일 대형가맹점을 제외한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연간 10% 이상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냈다.
김경수 의원은 2017년 7월20일 약국, 편의점, 빵집 등 소액결제비중이 높은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에서 발의된 관련 법안도 많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2018년 2월7일 우대수수료율 적용하는 기준 매출을 산정할 때 세금 및 부담금을 제외하는 법안을 제시했다. 담배 판매가 많은 편의점업계 등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기 쉬워질 수 있다.
또 박준영 전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8년 2월7일 우대수수료율 상한을 현재 1.3%에서 0.8%로 낮추는 법안을 내놓았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8년 2월5일 온라인에서도 수수료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결제대행 가맹점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여당의 카드 수수료 인하 의지는 강하다. 특히 2019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영세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뜻을 더욱 선명하게 보이고 있는 만큼 기존에 제기된 방안들을 놓고 본격적으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합리적 카드 수수료 등 조속한 후속 보완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저소득층 지원대책을 논의한 당정협의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구체적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최저임금 인상 후속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7일 소상공인들을 만나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포함한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약속했다.
금융당국도 이에 동조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6월26일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과 관련해 “경영여건이 취약한 영세가맹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