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하이마트 지분을 매입했다.
롯데그룹이 2012년 인수한 롯데하이마트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분매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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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롯데하이마트 주식 1820주를 1억 원을 들여 사들였다. 이 부회장의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매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도 지난 7일과 16일 두 차례에 거쳐 롯데하이마트 주식 1160주(6900만여 원)를 매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개인적 투자목적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어서 자세한 배경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가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자 롯데그룹의 주요 경영자들이 주식을 사들여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 인수 당시 주가가 7만 원이 넘었으나 23일 5만1800원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서 롯데하이마트에 불안한 시선을 던지는 이유는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 2조7989억 원, 영업이익 1147억 원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6%나 줄어들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310억 원으로 블룸버그 예상치를 24.4% 밑돌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마트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면서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갔다.
롯데쇼핑은 2012년 전자 유통업체 1위인 하이마트를 1조2480억 원에 인수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인수된 지 2년 만에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100여 개의 숍인숍 매장을 냈다. 지난해에만 매장 48개를 열었다. 이로써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매장 수가 436개로 늘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가 매장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병희 대표가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숍인숍 개설 비용이 지난해보다 줄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원 부회장은 국내에서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8년째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신임이 매우 두터워 ‘작은 신격호’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그는 롯데그룹의 현안인 제2롯데월드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그룹 ‘안전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