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정부와 여당의 요구에 맞춰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6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성과를 볼 잠재력이 있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통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 삼성생명 서초사옥.
블룸버그는 삼성생명이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대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대량 매각을 검토중인 점을 놓고 이렇게 바라봤다.
정부와 여당이 힘을 싣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현재 주가 기준으로 자산의 3% 이내로 줄이기 위해 대부분 매각해야 한다.
정부는 삼성 총수일가가 삼성생명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편법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총수일가가 삼성전자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라며 "지분을 매각한다면 삼성생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벌어들이던 배당수익이 끊기게 되고 막대한 규모의 세금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지만 이는 결국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삼성그룹이 완전한 지배구조 개선에 성공하려면 결국 삼성그룹 내부에서 삼성전자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규제당국은 지금까지 유리한 싸움을 벌여 왔지만 고집스런 한국 재벌기업들이 점차 반발하고 있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며 "한국에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쉽지 않다는 점을 삼성전자가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