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가운데)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 등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이 4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연합뉴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회사를 변경한 것은 계약조건이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박 회장은 4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새 기내식 공급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계약조건이 기존 공급회사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보다 지분율과 원가 공개 여부, 경영 참여, 케이터링 품질 등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손잡았지만 더 유리한 조건의 협력사를 구한 만큼 이 회사와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자회사와 2대8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6월30일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스위스와 4대 6으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기내식을 전문적으로 공급한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원가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해 다른 기내식 공급회사를 물색했다”며 “하이난항공그룹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했다”고 말했다.
1600억 원을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에 투자받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에서 기내식 공급회사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박 회장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계약조건이 LSG스카이셰프코리아보다 불리한 데도 아시아나항공에 손실을 끼치면서 공급자를 변경했다면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계약조건이 LSG스카이셰프코리아보다 훨씬 유리했던 만큼 관련 의혹은 오해”라고 대답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을 놓고 사과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심려를 끼쳐 국민들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협력회사 대표가 불행한 일을 당하게 돼 죄송하고 그 유족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내식 공급차질을 예측 못하고 준비하지 못해 직원들이 엄청난 고생하고 있다”며 “공항과 객실 부문 등 직원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받고 있는 데에 회장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서 기내식 공급회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했다”며 “국민들이나 고객들, 임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낙하산인사 논란도 해명했다.
그는 “여성들의 경영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박세진 상무는 경영훈련을 받기 위해 사업비중이 작은 금호리조트에 입사하게 됐지만 앞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지탄받으면 결코 좌시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도 그 분야고 학교도 일본으로 가서 앞으로 리조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것이니 예쁘게 봐달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한 점을 놓고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이 있다면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고칠 일은 고치며 소통할 일은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