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준법경영을 뿌리내려야 하는 과제를 무겁게 짊어지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평가위원에 따르면 그랜드코리아레저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이유는 실적 미달도 있지만 윤리경영 미흡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평가위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윤리경영과 청렴도, 채용비리부문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고 정규직 전환의 노력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4가지 지표로 목표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계량평가도 공기업 가운데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17년 1월 기타공공기관에서 공기업으로 지정돼 이번에 처음으로 공공기관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횡령문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채용비리, 뇌물수수 등 문제가 터져 나왔지만 기타공공기관이었기 때문에 평가에서 제외돼 왔다.
유 사장은 6월15일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준법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해 주주와 고객,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힘쓰겠다”며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 사장은 서울 서부서장과 청와대 치안비서관, 인천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경찰 출신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비리 백화점’으로 불리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여러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기우 전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안종범 전 차관의 지시를 받고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휠체어 펜싱팀을 창단했다.
장시호씨 1심 재판에서도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억 원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직원들의 횡령, 해외 사무소 관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6개 팀은 슬롯머신 모니터 수리비용과 온누리상품권, 물품대금 등을 횡령한 혐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규정 미준수 등의 이유로 올해 4월 징계, 통보, 고소 조치 등을 받았다.
해외사무소 운영에도 문제는 많았다. 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사무소 운영자금 통장은 현직 사무소장 명의로 운영돼야 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전임 사무소장 명의 또는 퇴사한 직원 명의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방만한 경영이 기업 내부에 뿌리 깊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랜드레저코리아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매출 5천억 원을 내는 공기업으로 현금 유동성이 높은 국가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윤리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될 수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카지노 사업 성격상 수많은 현금이 오가게 되기 때문에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부정부패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