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진들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하면서 스마트폰 개발과 사업전략의 길을 잡았다고 삼성전자 미국 마케팅 임원이 공개했다.
마크 매튜 삼성전자 미국 마케팅총괄 부사장은 21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소비자 신뢰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우리의 노력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 마크 매튜 삼성전자 미국 마케팅총괄 부사장 |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사고가 잇따르자 전 세계에서 판매된 모든 제품을 리콜하고 완전한 단종을 결정했다.
매튜 부사장은 이런 사태에도 갤럭시노트 시리즈 사용자들이 후속 제품을 구매하기 원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들과 집중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신뢰 회복의 실마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진은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고 질문을 받으며 이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갔다"며 "제품 개발과 사업 전략에 영감을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갤럭시노트8 뉴욕 출시행사에도 '갤럭시노트 팬'을 자처하는 사용자 50명을 직접 초대해 스마트폰을 체험하고 사용경험을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매튜 부사장은 과거 코카콜라에서 일할 때도 벨기에에서 비슷한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며 당시의 경험을 살려 브랜드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가 역경과 난관을 극복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힘을 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매튜 부사장이 밝힌 소비자와 소통 강화전략을 마케팅 현장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삼성전자 마케팅센터인 '삼성837'이 대표적 사례다.
▲ 미국 뉴욕의 삼성전자 마케팅센터 '삼성837' 내부. |
삼성837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주력상품을 대거 전시해놓은 공간이지만 판매점이 아닌 가정집과 같은 형태로 꾸며져 있다.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익숙한 공간에서 직접 사용해 보는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삼성전자 브랜드를 실제 생활과 밀접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매튜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나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상품을 소개하는 대신 실제로 삼성전자 상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삼성837도 소비자의 경험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낸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받아들이는 방식을 계속 이어가 삼성전자를 미국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친숙한 브랜드로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매튜 부사장은 코카콜라와 유니레버를 거쳐 2015년 삼성전자에 영입된 브랜드 마케팅분야 전문가다. 지난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마케팅전문가 50명'에 포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