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5-27 00:49:43
확대축소
공유하기
은행들이 그동안 인프라 금융시장에서 다진 실력을 남북 경제협력사업에서 보일 수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북한 경제의 개방이 이뤄지면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간판.
북한은 베트남이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하기 전인 1986년 상황과 유사하다. 앞으로 열악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대대적 투자가 북한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의 건설사업은 주로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에 집중될 것”이라며 “남한에서도 경부축과 경의축, 경인축 등 북한과 연결될 수 있는 주요 축들을 중심으로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건설 투자가 이뤄지려면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은행들의 자금 조달 역할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곳곳에서 기업들이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을 진행한 경험이 많은 곳이 북한 인프라 구축사업에서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1996년부터 사회간접자본에서 금융주선의 경력을 쌓아온 은행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북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인프라 금융과 프로젝트 금융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들어서만 미국 펜실바니아주의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을 공동으로 주선하는 데에 성공했고 강릉 안인석탄발전소에 4조5천억 원 규모의 금융주선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6조 원 규모의 금융주선 실적을 올렸다.
부산~김해 경전철사업, 우이~신설 경전철사업, 울산대교 건설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사업재구조화 방식으로 조달했고 글로벌 은행들과 공동으로 7500억 원 규모의 미국 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마쳤다. 인천국제공항철도와 GK해상도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그동안 고성 그린파워 석탄화력발전사업, 송산~봉담 고속도로 및 상주~영천 고속도로 건설사업, 일본의 태양광발전소사업 등 여러 인프라 금융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경제개방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는 24일 ‘그룹 경영회의’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 관련 전략 방향을 논의하는 등 북한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많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점을 앞세워 북한 관련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IBK통일준비위원회’를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로 확대 개편한 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사업 금융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역시 미국 가스복합발전소의 금융주선이나 인천대교 리파이낸싱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경험이 있는 만큼 북한 인프라 금융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특히 중소기업 지원에 강점에 있는 만큼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에 금융 지원을 하면서 북한사업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