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를 맞아 여야 지도부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대거 집결했다.
23일 오전 봉하마을 입구에는 길가에 줄지어선 노란 바람개비가 돌며 추도객을 맞이했다. 3천 개의 좌석이 추모객들로 가득찼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이 주최했으며 최근 남북의 화해 분위기를 반영해 '평화가 온다' 주제로 열렸다.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추모공연, 추도사, 추모영상과 유족 인사말, 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등이 참석했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장병완 원내대표와 김경진 상임선대위원장,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청와대에서는 한병도 정무수석과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정부 대표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배재정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각각 참석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6.13 지방선거 준비를 이유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추도사는 민주당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낭독했다.
정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넉넉한 미소, 소탈한 목소리가 그리운 오늘"이라며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당신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아홉 해가 흘렀지만 이곳 봉하의 봄은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의 문은 활짝 열렸지만 그 기쁨만큼이나 당신의 빈자리가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촛불의 힘으로 새 정부가 탄생하고, 부산과 경남에도 당신이 바랐던 지역주의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제2, 제3의 노무현이 당신의 꿈을 이어나가면서 이런 물결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의장은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봄기운이 넘실대고 있다"며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겠다는 당신의 말씀을 깊이 간직하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고 험난할지라도 과거로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당신의 열정, 당신의 사자후가 사무치게 그립지만 당신을 다시 깨우지는 않겠다"며 "남아있는 이들을 믿고 고이 쉬시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