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블라인드펀드에 관심을 두고 과거 전통적 투자처가 아닌 새로운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
그동안 국내에서 결성된 초기 블라인드펀드는 주로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됐지만 최근 기관출자자, 증권회사 등이 신기술산업, 혁신창업기업 등에도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10조 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KDB산업은행은 성장지원펀드 8조 원, 혁신창업펀드 2조 원을 만들기로 했다.
성장지원펀드는 2018~2021년에, 혁신창업펀드는 2018년 안으로 자금모집을 끝내기로 계획을 세웠다.
5월3일 자산운용사의 제안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5곳을 뽑는데 48곳의 투자회사가 지원해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혁신창업 지원방침에 따라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성장 전망성이 있는 신생 기술벤처를 위한 블라인드펀드를 만들게 됐다”며 “부동산보다는 리스크를 지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성장성 있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KB증권은 가장 활발하게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17년부터 네 번에 걸쳐 블라인드펀드 조성해 농식품, 프리기업공개(Pre-IPO), 기술금융, 관광벤처 등 다양한 투자처에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다섯 번째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모으고 있으며 기술력을 지닌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운용한다는 방향을 정했다. 펀드 규모는 1270억 원으로 2천억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KB증권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벤처캐피탈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면서 신기술사업금융업자 자격증까지 취득해 신기술사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16년 12월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IBK기업은행, KDB캐피탈과 함께 9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인 ‘밸류업(Value-up) 중기특화 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만들고 2018년 3월 수익률을 330% 가까이 달성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100억 원 규모의 신기술투자 블라인드펀드 ‘신한디스플레이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꾸리고 5군데 투자를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일부 벤처캐피탈회사에서만 취급하던 신기술기업 투자가 블라인드펀드의 활성화로 주요 증권회사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전문 금융회사에서 철저한 관리로 혁신창업부문의 투자를 진행하면 좀 더 안정적 수익률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