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장을 언제쯤 선임할까?
기획재정부는 21일 국민연금 등 국가기금의 운용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의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공석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국민연금은 2월 중순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시작해 애초 4월 중,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새로운 기금운용본부장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600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2017년 7월21일 강면욱 전 본부장이 사임한 뒤 정확히 공석 10개월째에 접어들었다.
국민연금은 그 사이 기금운용본부장을 제외한 다른 임원들의 인사에는 속도를 냈다.
기획이사, 연금이사, 복지이사 등 상임이사 3명은 기금운용본부장보다 열흘 늦게 공모를 시작했지만 4월 선임을 마무리했다. 5월에는 비상임이사 2명도 교체했다.
특히 9일 비상임이사를 교체할 때는 2006년부터 비상임이사를 맡았던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대신 박영각 중소기업중앙회 전무이사를 선임해 인적 쇄신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 이사회는 이사장과 상임이사, 비상임이사로 구성되는데 현재 기금이사를 맡고 있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만 유일하게 비어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는 모두 16명이 지원해 4월 후보자가 3명으로 압축됐고 4월 말쯤부터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지난주에는 곽 전 대표의 선임을 기정사실로 하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관련 인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으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다룰 주주총회를 앞두고 선임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국민연금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해 찬성하기에도 반대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었던 만큼 새 기금운용본부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선임을 최대한 늦춘다는 것이다.
21일 현대차그룹이 29일로 예정됐던 현대모비스 주주총회를 취소한 만큼 보건복지부가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거쳐 이사장이 최종적으로 임명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책임지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아직까지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장 선임과 관련해 “아직 인사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며 “선임 시기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