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일 74번째 생일을 병석에서 맞게 됐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해 올해 생일행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CES 2015’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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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7일 수요 사장단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건희 회장 생일에 특별한 일정이 없다”며 “이 회장이 편찮은 만큼 예년에 진행됐던 생일 행사는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회장의 생일연회 겸 사장단 부부동반 신년만찬을 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행사는 취소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삼성서울병원에 8개월째 입원하고 있다.
이준 부사장은 “새해 회장님 건강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어 설명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루 15~19시간 정도 깨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옆에서 ‘회장님’이라고 부르면 시각 반응을 보이는 등 인지기능 일부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진다.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재활치료도 진행중이라고 삼성그룹은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에 불참한다. 이준 부사장은 “이 부회장의 CES 참석은 아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안 갈 것 같다”고 말했다.
CES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로 한 해 시장동향과 업계 트렌드를 살필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병석에서 생일을 맞는 만큼 이 부회장이 국내에 머무르기로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3년까지 7년 연속 CES를 방문했지만 지난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매년 초 여는 신임 임원 만찬을 예정대로 오는 19일 열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만찬을 주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준 부사장은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신규 임원들과 만찬을 했고 올해 일정에도 반영돼 있다”며 “아직 참석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계획를 묻는 질문에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계획은 실적과 연계해 계열사에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며 “계열사별로 올해 투자계획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새해 첫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2015년 한국사회 키워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송 교수는 우리사회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메가 트렌드(위험요소)’ 세 가지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한국사회를 붙들고 있는 타성’과 ‘구조적 저성장’,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위험요소로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