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을 내놓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과 카드회사들이 빚고 있는 복합할부 수수료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삼성카드는 신용공여기간을 종전 3일 이내에서 1개월로 늘린 새 복합할부 상품을 조만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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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
현대차는 지난해 3월부터 가맹 카드회사들에게 신용공여기간을 근거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1.5%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카드회사들은 그동안 신용공여기간이 3일 이내인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신용공여기간이 1개월인 신용카드 수수료와 같은 1.9%로 책정했다.
현대차는 카드회사가 고객의 대금을 결제하고 캐피탈회사로부터 3일 이내에 원리금을 상환받기 때문에 수수료율 1.9%는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1월 현대차와 수수료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다른 카드회사들은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협상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2013년을 기준으로 복합할부 취급액이 1조3천억 원으로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카드에 이어 업계 2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협상결과에 따라 다른 카드사의 복합할부 수수료율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며 “BC카드가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았던 것도 삼성카드의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삼성카드가 신용공여기간을 종전 3일 이내에서 1개월로 늘린 새 복합할부 상품을 내놓겠다고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새 복합할부 상품의 신용공여기간을 신용카드와 같은 1개월로 늘려서 수수료율도 신용카드 수수료율인 1,9%로 유지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삼성카드의 새 복합할부 상품 출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신용카드 거래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며 “새 복합할부 상품은 약관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상품출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새 복합할부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새 복합할부 상품은 원리금 상환 기한이 3일에서 1개월로 늘어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이익이다.
삼성카드는 제휴 캐피탈회사와 늘어나는 신용공여기간 때문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으면 빠른 시일 내에 새 복합할부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며 “신용카드 수수료인 1.9% 선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삼성카드의 새 복합할부 상품 출시 소식을 듣고 반발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복합할부 신용공여 기간을 이틀에서 한 달로 늘려도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극히 미미하다”며 “쓸데없이 원가를 높여 가맹점 수수료율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