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임대보증금을 5%씩 높이도록 하는 임대주택 계약은 불공정 약관이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11일 세흥건설의 천안백석 중흥S-클래스 임대차계약서에 있는 부당한 임대보증금 인상 조항과 과도한 위약금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시정 권고했다.
약관에는 최초 임대차 계약 이후 1년이 지난 뒤부터 매년 임대보증금을 5% 인상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임대료 인상은 연 5% 범위 이내에서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 지역 임대료 변동을 고려해이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관은 주거비 물가지수 고려 없이 임대보증금을 상한선까지 인상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임의적이고 과도하게 임대보증금을 인상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특별법상 임차인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없이 배제하는 조항에 해당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또 이 약관은 계약을 해지할 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보증금 총액의 10%를 위약금으로 물도록 했다.
임대차 계약을 해제할 때 위약금은 일반적으로 임대료 총액의 10%로 정한다. 대법원도 2009년 임대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임대차계약 조항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해당 조항이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는 조항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주택 임대차 거래분야의 불공정 약관 시정을 통해 주택 임차인들의 권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철저한 법 집행을 통해 소비자 피해 예방과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