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했습니다. 우리 앞에 다가온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결실을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Who] 덩치 커진 코오롱그룹, 이웅열 투명경영 책임도 무거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그의 말처럼 올해는 이 회장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듯하다.

이 회장이 2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개발을 마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CPI)도 상업판매를 위한 양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이 회장에게 생각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코오롱그룹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2년 만에 다시 지정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에 따라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 금지 등 추가적 규제가 적용된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게 적용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주식 소유현황 신고 등 기존 규제도 계속 적용된다.

코오롱그룹에 요구되는 준법 수준이 높아진 셈이다. 이 회장에게 코오롱그룹의 도약을 위해 사업적 성공 외에 준법경영 등 경영 투명성도 요구된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의 준법경영 등 경영 투명성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월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밝히면서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방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공정한 거래기반 조성, 혁신경쟁 촉진,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핵심과제로 들었다.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는 강력하게 규제하겠다고도 했다.

코오롱그룹은 공정거래법과 관련해 불명예스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실천모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삼성과 함께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등 공정거래 관련 4개 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집단이다. 각각 38회 공정거래 관련 법을 위반했다.

가깝게는 2017년 7월에 코오롱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코오롱베니트가 한 개발자의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민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정위도 관련 사실을 조사 중이다. 

코오롱 등은 올해 1월에도 272억 원 규모의 계열사 브랜드 수수료 관련 수익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4월에 수급사업자에게 어음대체결제 수수료 등을 지급하지 않아 불공정 하도급거래로 공정위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마무리하면서 “물은 99℃에서 끓지 않는다”며 “단 1℃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낳기 때문에 모든 업무에서 이 결정적 1℃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코오롱그룹이 놓치지 말아야 할 마지막 1℃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경영일 수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