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사 SK가 자회사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의 성장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오진원, 선민정 한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 및 SK바이오텍의 가치 재평가가 올해 SK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 핵심”이라며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바이오텍, SK실트론, SKE&S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은 현재 미국에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 회사들은 대부분 임상1~2상 정도까지 수행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직접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 독자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안에 세노바메이트의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심사기간을 고려하면 2019년 말 정식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 연구원은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를 3조9920억 원으로 평가했다.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식품의약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을 확률을 84.9%로 보고 기존 뇌전증치료제인 ‘빔팻’이 2017년 1조1천억 원의 매출을 낸 것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외에도 우울증, 조현병, 파킨슨병, 과민성대장증후군, 수면장애 등과 관련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선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향후 임상결과가 발표되면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기존 2조4천억 원에서 5조 원으로 상향한다”고 평가했다.
원료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인 SK바이오텍은 생산 확대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SK는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2017년 10월 세종 신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대전 대덕단지에 16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데 올해 새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규모가 32만 리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텍은 2017년 6월 아일랜드 스워즈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원료의약품 공장을 인수해 유럽에 생산, 판매 기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 세종 공장의 추가 증설이 예정돼 있어 생산량이 80만 리터로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SK바이오텍 매출은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텍의 2017년 매출은 1094억 원이었다.
선 연구원은 SK바이오텍의 기업가치를 약 2조2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오 연구원은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 경쟁력과 실적 성장성을 지녔음에도 SK 주가에 제대로 반영된 적이 없다”며 “올해는 SK가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에 따른 과실을 향유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