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별장에 고급 가구를 밀반입했다는 등 의혹을 놓고 대한항공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2일 공식자료를 내고 “조 회장은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오렌지카운티 뉴포트코스트에 개인 돈과 은행 융자로 별장을 구입했다”며 “기존 소유자로부터 별장 안의 가구와 테이블 등을 인수했고 침대 등 일부 가구를 미국에서 자비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고급 가구를 밀반입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미국 별장에 고급 가구를 들여놓는 과정에서 이를 항공기 부품으로 속여 미국 세관에 관세를 내지 않고 밀반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연합뉴스는 2일 한 대한항공 직원의 제보를 인용해 “조 회장이 소유한 미국 별장에는 비싼 가구들이 즐비하다”며 “이 가구들은 대한항공의 세계 각 지점에서 구입한 뒤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는 “조 회장은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고급 가구를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세관 검사를 피했다”며 “미국에서도 대한항공을 동원해 개인 물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조직적으로 피해온 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일가가 미국에서도 LA 별장에 놓을 가구 등을 미국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입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조 회장 일가는 해외에서 구입한 가구 등을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한국에 들여오는 등 수법으로 관세청 감시를 피했다고 대한항공 직원들이 폭로했다.
조 회장은 캘리포니아 별장을 593만 달러(약 63억7천만 원)에 사들였으며 이 가운데 400만 달러(약 42억9천만 원)는 은행 융자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캘리포니아 별장은 수영장을 갖춘 고급 빌라인데 조 회장은 별장 안을 고급 가구 등으로 호화롭게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는 이번 제보가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에서 조 회장 일가의 밀수나 탈세 의혹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조 회장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없다는 점과 관련한 의혹도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 숙박비 등 경비나 외부 인사와 사업적 만남을 하는 데 쓴 비용 등을 법인카드로 계산했다”며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식사할 때도 본인이나 지점의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는 정상적인 비용 처리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에서 최근 5년 동안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카드 사용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조 회장이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개인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