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4-25 15:07:34
확대축소
공유하기
GM 본사가 정부에서 요구하고 있는 한국사업 10년 이상 유지와 KDB산업은행의 비토권(거부권) 보장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GM에 20대1 이상의 차등감자 대신 산업은행의 비토권을 보장하고 한국시장에 10년 이상 머무를 것을 요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GM도 수용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을 찾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장소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GM은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출금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고 3조 원 규모를 신규로 투자할 계획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출자 방식으로 신규 투자에 참여하고 정부도 한국GM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할 것 등을 요구해 왔다.
GM이 한국GM에 빌려준 돈을 출자로 전환하면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17.02%에서 1%대로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GM이 한국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한국GM의 공장이나 토지를 파는 것을 주주총회에 특별결의 안건으로 상정했을 때 산업은행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산업은행은 비토권을 지키기 위해 20대1 이상의 차등감자를 실시할 것을 GM에 요구해 왔지만 GM에서 난색을 나타내자 비토권 자체를 보장받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신청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의 생산과 사업계획도 제출한 만큼 정부에서 바라는 대로 한국시장에 10년 이상 머무르는 것을 확약하는 방안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GM은 산업은행이 한국GM의 신규 투자에 참여해 지원하는 금액을 현재 지분율 17.02%에 맞춰 많이 늘릴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5천억 원 규모로 신규 투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는데 정부가 GM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전체 지원금액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GM과 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27일경 산업은행의 한국GM 지원과 연관된 구두 약속이나 조건부 양해각서(MOU) 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7일 미국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국GM의 실사보고서가 4월 말이나 5월 초에 나오면 GM 본사와 구속력 있는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서도 “27일까지 구두 약속이나 조건부 양해각서라 해도 매우 의미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4일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함께 이 회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산업은행의 한국GM 지원과 관련해) 나는 27일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일단 산업은행과 합의한 날짜는 27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