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4-23 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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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조만간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회사 AZKW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LG이노텍은 매출에서 애플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박종석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회사 ZKW 인수를 확정짓게 되면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게 될 것”이라며 “LG그룹 의 주요 전자 계열사들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크게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4월 안에 ZKW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의결한다고 한국경제 등 일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인수금액은 1조4천억 원이며 지주회사 LG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ZKW 지분의 4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23일 “인수합병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ZKW는 오스트리아 기반의 자동차 헤드램프 회사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이노텍은 ZKW가 확보해 둔 고객사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ZKW의 고객사에 자동차용 LED를 패키지로 공급하거나 카메라모듈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이 자동차 전장사업 비중을 높여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의존하고 있는 매출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 7조6414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애플로부터 올렸는데 최근 새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 부품으로 헤드램프에 쓰이는 LED나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등이 꼽힌다.
특히 자동차용 LED는 일반 LED보다 평균 판매가격이 높은 만큼 LG이노텍의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LED사업에서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수익성이 좋은 자동차용 LED 매출 비중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차량용 올레드조명 및 디스플레이 공급을 늘려 모바일용 올레드사업의 불안정성을 다소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후미등과 실내등에 쓰이는 조명용 올레드 광원을 공급하고 있다. 또운전석 계기판이나 대시보드 중앙 디스플레이, 뒷좌석 모니터 등에 쓰일 수 있는 올레드패널도 양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조명,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을 프리미엄 완성차회사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며 “LG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도 프리미엄 완성차회사를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접점이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모바일용 중소형 올레드의 생산설비를 늘리는 데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예상보다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데다 생산 수율도 낮아 투자를 지속할 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들이 일반 LCD패널보다 2배가량 비싼 올레드패널 사용을 꺼리고 있는 탓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ZKW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진입장벽이 높은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몇 년의 시간을 단축하게 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도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긍정적 영향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