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드루킹 사건이 터진 뒤부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청와대가 이른바 ‘드루킹 게이트’에 연루됐다며 날선 공세를 펼쳐왔다.
한국당은 22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민주당원 댓글공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를 열었다. 17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특검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고, 20일 오후에는 드루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했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함께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소집했다. 댓글조작 사건을 조사·수사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을 불러 경위를 추궁하기 위해서다. 물론 행안위는 민주당과 의사일정 협의없이 소집돼 반쪽 위원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도 대여 공세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21일 “드루킹 게이트 수사 라인을 놓고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 독립적이어야 할 검경을 향한 믿음은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며 “시간이 갈수록 특검이 수사해야 할 사항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민주평화당도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야당의 대열에 동참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2일 “드루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의당까지 접촉했다면 천하의 사기꾼 아닌가, 착한 김경수 의원은 무리한 요구도 거절했고 불법 사실도 몰랐으리라 판단한다”며 “(민주당은) 태풍을 정면돌파하고 대통령을 지켜라”고 민주당에게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21일 “자유한국당이 댓글사건을 빌미로 국회를 파행시키는 것은 유감이다. 특검이건 국정조사건 국회 정상화가 시작이다. 천막을 걷으면 특검은 성사된다”며 “민주당도 사태의 심각성은 인식해야 한다. 드루킹 사건은 특검밖에 해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변인은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드루킹과 김경수 의원이 깊은 관계를 지니고 대선 전후로 여론조작 활동을 한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당장 특검을 수용해 한국당이 천막을 걷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3당의 특검 공조로 수세에 몰리게 됐다. 야3당의 의석 수를 살펴보면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평화당 14석 등 모두 160석이다. 국회 재적 의원 수의 과반이 넘는다. 특검 도입을 의결하기에 충분하다.
청와대는 민주당에게 특검 수용 문제를 일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 수사를 놓고 “특검법은 청와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며 “국회가 특검법을 만드는 주체이니 혼선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드루킹 사건의 특검 도입 주장이 정치공세일 뿐이라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드루킹 사건에 특검 도입을 논하기에 앞서 일단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며 “특검은 경찰 수사결과에 의혹이 남는다면 그때 가서 논의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도입 불가론을 뒤집을 여지도 남아 있다.
드루킹 사건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4월 임시국회는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으나 본회의는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개헌 동시 투표를 위해 추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본회의 처리를 거쳐 최대 27일까지 공포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요구해온 ‘6월 국민 개헌’은 이루기 어렵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2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도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청와대가 특검 도입 여부를 국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여당인 민주당이 이를 논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