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중소형 증권사의 사업 확대를 돕기 위해 재무건전성 측정지표를 고치는 데 힘쓰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권 회장은 금융당국에 증권사의 순자본비율(NCR) 기준을 고쳐야 한다고 건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순자본비율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자기자본에서 고정자산을 뺀 금액을 영업용순자본이라고 하며 여기서 다시 위험액을 뺀 뒤 업무단위별로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 값이 높을수록 증권사가 활용 가능한 영업용순자본을 업무에 필요한 자기자본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며 그만큼 재무가 건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사들이 순자본비율을 최소 10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수치가 100% 밑으로 떨어진 증권사에게는 경영 개선을 권고하며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한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보다 자기자본이 부족해 순자본비율제도가 모험자본을 투입해 사업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을 계속 제기해 왔다.
사업을 확대하려면 그만큼 업무에 필요한 자기자본도 증가한다. 반면 활용 가능한 영업용순자본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순자본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중소 증권사에 적용하는 순자본비율 권고기준을 100%보다 낮추거나 계산방식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회장은 2018년 2월 취임한 뒤 여러 차례 인터뷰 등을 통해 순자본비율 기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건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2009년부터 2018년 1월까지 중소형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사장을 지낸 만큼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부족한 자기자본 규모를 극복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실무진은 권 회장의 방침에 따라 증권사 관계자들과 만나 업계의 의견을 듣고 건의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권고기준을 낮추거나 혹은 순자본비율의 계산방식을 수정해 영업용순자본 값이 더 커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순자본비율 기준 개선을 위해 회원사 관계자들을 만나 회의를 하면서 금융당국에 건의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