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간도 신장처럼 외부 투석이 가능할까?
에이치엘비의 손자회사이자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자회사인 라이프리버는 급성 간부전 환자를 위한 바이오 인공 간을 개발하고 있는데 신장투석과 원리가 유사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라이프리버의 바이오 인공 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라이프리버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코스닥에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주가는 전날보다 21.96%(4250원) 급등한 2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상한가(29.87%)에 이어 이틀 연속 급등세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이유는 자회사인 라이프리버 덕분이다.
라이프리버는 최근 바이오 인공 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라이프리버의 바이오 인공 간은 급성 간부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일종의 의료기기다.
급성 간부전은 간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간 기능이 손상되는 질병이다. 급성 간부전에 걸리면 체내에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뇌로 전달돼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간성뇌증’도 일반적으로 함께 걸린다.
이 때문에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0%에 불과한데 간 이식 말고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시간을 다투는 상황에서 간 이식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바이오 인공 간은 이런 상황에서 간을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해 대체 간을 만들어 환자의 간 기능을 일부 대신하는 방법으로 간 이식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기능을 한다.
신장병 환자가 투석을 받는 것처럼 환자의 혈관을 기계 안에 있는 바이오 인공 간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혈액투석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환자는 며칠 동안 시간을 벌 수 있다.
라이프리버의 바이오 인공 간은 2015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기에 임상2상만 마치면 출시가 가능한데 라이프리버는 지난해 초 임상2a상을 마쳤고 현재 2상b상을 준비하고 있다.
라이프리버는 바이오 인공 간 이외에도 간세포 치료제 ‘헤파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헤파스템은 벨기에 바이오기업 프로메세라가 개발했는데 에이치엘비는 프로메세라에 지분 일부를 투자하고 헤파스템의 한국과 중국 개발 및 판권을 받았다.
라이프리버는 요소회로이상증(UCD) 환자를 대상으로 헤파스템 임상2b상을 준비하고 있다. 요소회로이상증은 인체에 유독한 고암모니아혈증이 발병하는 희귀질환으로 현재 치료제가 없다. 헤파스템 역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기에 임상2상만 마치면 출시가 가능하다.
라이프리버는 헤파스템이 출시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치료대상 허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라이프리버는 탈모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대머리 남성들은 모발 이식으로 대머리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모발이식은 모낭이나 모근을 포함한 머리털을 하나하나 모두 뽑은 다음 옮겨 심는 시술로 보통 3천 개 정도의 모근을 뽑는다.
라이프리버는 모근 3천 개를 모두 뽑는 대신 10개 정도를 뽑아낸 이후 대량 배양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이런 라이프리버의 신약 연구개발자금 마련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라이프리버의 우회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라이프리버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상장을 하게 되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투자금 모집이 한층 원활해지고 신뢰도가 높아져 해외에서 투자를 받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에이치엘비는 최근 들고 있었던 라이프리버 전환사채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매각했고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리버라이프 지분을 97.95%까지 높였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또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라이프리버 외에도 대학병원 등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신화어드밴스를 자회사로 두면서 자체 신규 암치료제 분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