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삼성물산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삼성물산의 사업 개편 시계는 2015년부터 멈춰 있었다"며 "올해부터 자체 사업을 효율화할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삼성물산이 그동안 미루고 있던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합병에 따른 사회적 논란과 관련 소송, 이 부회장의 구속 사태 등으로 사업을 효율적으로 재편할 여유가 없었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모든 자원과 역량을 합병 통과와 소송에 집중해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 부회장의 복귀로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현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과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 등의 지분으로 얻는 배당수익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건설부문과 상사, 패션, 식음료와 레저 등 자체사업의 성장 기대는 크지 않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계열사 수주를 제외하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삼성엔지니어링 및 삼성중공업과 중복되는 사업도 효율화가 필요하다"며 "상사와 패션 등 다른 사업부문은 사실상 사양분야로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이 자체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다른 계열사와 역할을 정리하려면 비주력 사업을 중단하고 인력을 줄이는 등 효율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최근 내부에 계열사 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한화종합화학 지분과 서초사옥 등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점도 사업 효율화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물산이 비주력 사업을 분리해 매각하거나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등 이전부터 증권가에서 논의돼 왔던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윤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과거 한화그룹이나 롯데그룹에 비주력 사업을 매각했던 것과 같은 중요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의 구조조정은 이르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회장의 상고심 재판 결과 등 또 다른 외부 요인에 의해 지금과 같은 애매한 상황이 길어질 수도 있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사업 효율화는 기업가치 개선 측면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삼성물산에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