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TV 패널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와 일본 소니의 경쟁으로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올레드TV시장에서 LG전자와 소니의 패권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니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적용한 올레드TV를 시장에 처음 내놓은 뒤 2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며 프리미엄TV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LG전자는 2016년까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올레드TV를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자랑해 왔는데 소니와 맞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 연구원은 소니가 올해 올레드TV 평균 가격을 지난해보다 크게 낮춰 내놓을 계획도 세우고 있어 LG전자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가 판매한 올레드TV 평균가격은 약 4338달러로 LG전자보다 약 47% 높았다. 올해는 이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소니가 올레드T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펼치며 올레드TV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가 물량 공급 전략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 패널 생산량이 아직 수요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 LG전자와 소니 가운데 한 고객사에 공급을 더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 패널 공급에 LG전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 왔지만 올해는 소니에 물량이 더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소니가 더 적극적으로 올레드TV 판매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어 LG전자보더 높은 가격에 패널을 사들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소니와 LG전자의 올레드TV 경쟁은 LG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이라며 "고객사들에 패널 공급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 있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LG전자와 소니는 전 세계에서 올레드TV 수요가 가파르게 늘자 패널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많이 공급받는 것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실적 성장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가능한 높은 가격을 받으려면 소니에 패널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 결정"이라며 "LG전자와 소니 이외 제조사에도 공급 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