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한화그룹의 실사 저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향해 고용과 임금수준 보장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설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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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달래기 차원에서 위로금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호철 삼성토탈 노동조합 위원장은 22일 “직원들과 한마디 상의조차 하지 않은 일방적 매각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원들이 릴레이 1인 반대시위를 시작하며 1월에 예정된 한화그룹의 공장 실사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토탈 노조는 지난 10일 창립총회를 열어 출범했다. 노조는 오는 23~24일 이틀 동안 대의원을 선출하는 등 조직을 꾸려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려고 한다.
삼성테크윈 노조도 이미 발족해 지난 1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삼성토탈 노조와 삼성테크윈 노조는 공동으로 한화그룹 인수저지 투쟁을 벌이고 서울 본사로 올라가 투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할 계열 4곳의 임직원들의 안정적 고용승계는 물론이고 정년과 급여ㆍ복지 등 각종 처우도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할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설립된 노조도 앞으로 한화그룹 계열사 노조와 동등하게 대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의 저항이 커지자 삼성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이들 계열사 직원 달래기에 나설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계열사의 노조와 협상에서 결국 위로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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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을 미국 코닝에 전량 매각하면서 직원들에게 1인당 약 6천만 원(4천만 원+10개월치 기본급)의 위로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으로서 이번에 매각하기로 한 계열사의 직원 수가 1만 명에 육박해 위로금을 지급할 경우 그 부담이 매우 크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4곳을 매각하기로 하고 받는 돈이 1조9천억 원 정도인데 위로금을 지급하게 되면 매각가격의 20% 정도를 위로금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