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12대 금감원장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과 함께 금감원의 신뢰를 되찾아 권위를 세울 뜻을 보였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 소비자 보호 양쪽에서 조화와 균형을 맞출 목표도 세웠다.
김 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12대 금감원장 취임식에서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통해 신뢰를 얻어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감독당국으로서 '영(令)'이 서야 할 금융시장에서조차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금감원이 감독업무를 일관적으로 처리해야 금융회사와 금융 소비자가 감독업무를 예측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그들이) 금감원을 신뢰할 수 있다”며 “감독당국의 권위는 칼을 휘두르며 위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 따라온다”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스스로 금감원의 외부인이 아닌 식구이자 동료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를 저승사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오해는 풀어줬으면 한다”며 “든든한 벗이자 방패막이이자 조력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금융 소비자 보호에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도 받아들일 뜻을 보였다.
김 원장은 “감독기구의 위상을 온전하게 지키는 길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 소비자의 보호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의 지향점을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제시하면서 금융감독원에 미치는 외부의 입김을 차단할 방침도 세웠다.
그는 “금융감독 원칙이 정치나 정책적 고려로 왜곡되면 안 된다”며 “금감원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만들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은 금감원 본연의 역할 수행에만 쓰겠다”고 다짐했다.
김 원장은 취임식을 마친 뒤 금감원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에게 “너무 한쪽 방향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참여연대와 야당 국회의원 시절의 역할이 있듯 지금은 금감원장에 맞는 역할이 있으니 위치에 맞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놓고도 “내가 규제 문제와 관련해 ‘일방적 강화론자’로 잘못 알려져 있다”며 “(19대 국회의원 시절)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일하던 때도 자본시장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일을 주도했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