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이 28일 한국GM의 실사에 필요한 자료를 85%가량 받았지만 원가에 관련된 민감한 자료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한국GM의 부도를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생산적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며 “GM으로부터 실사에 필요한 자료 85%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7일 배리 엥글 GM 본사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 총괄 사장을 만난 내용을 소개하면서 “원가분석에 필요한 자료들 가운데 민감한 사항은 들어오지 않아 전향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26일 한국GM 노조와 비공개로 만났는데 이때 4월20일까지 자구안을 확정해 제출하지 않으면 한국GM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부도 처리될 가능성을 내놓았다.
이를 놓고 이 회장은 “한국GM이 부도 처리되면 법에 따라 대처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파국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며 “GM을 고발하는 등 법적 행위에 나서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지면 지금은 생산적 논의를 해야 하는 때”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한국GM에 임시자금대출(브릿지론) 800억 원을 빌려주는 방안을 놓고도 엥글 사장과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GM 본사는 한국GM 실사의 막바지 시기인 4월27일 한국GM에서 4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산업은행도 보유한 한국GM 지분 17.02%만큼 돈을 빌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더불어 GM 본사도 한국GM에 돈을 추가로 빌려주기로 했다.
이 회장은 “(그 시기는) 실사 중간보고서를 받을 때이니 윤곽이 나타났다고 판단되면 800억 원을 한국GM에 빌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GM 본사가 한국GM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담보와 이자율 등을 같은 조건으로 맞추고 실사 이후 GM에서 신규 자금을 내놓으면 돈을 자동으로 회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빌려준 임시자금의 용도를 놓고는 “이 임시자금대출은 5월 초 본계약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이 강한 만큼 어디에 사용하든 상관없다”며 “본계약을 못 하면 담보권을 행사해 회수하면 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