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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은 LS엠트론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은 LS전선 부회장이 LS엠트론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트랙터사업을 얼마나 더 키울지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LS그룹 오너 2세 가운데 막내다. 구 부회장이 LS엠트론의 트랙터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경우 LS그룹에서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LS엠트론, 구자은 독자경영에 힘 실어줄까
LS엠트론은 18일 전주공장에서 트랙터 수출 2억 달러 돌파 기념행사를 열었다. 2011년 트랙터 누적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지 불과 3년 만에 두 배 수준에 이르렀다.
LS엠트론은 올해 트랙터 해외매출만 42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6년 전인 2008년 매출 429억 원보다 무려 10배나 성장한 것이다.
LS엠트론의 트랙터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73%가 넘는다. 내수경쟁에서 벗어나 트랙터 수출을 늘린 덕분에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 671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광원 LS엠트론 사장은 “2020년까지 2조5천억 원의 트랙터 매출을 올려 세계 트랙터기업 톱5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은 지난 11일 LS그룹의 주력사업부문으로 격상됐다. 이 사업부문은 구자은 LS전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그룹 오너가 직접 트랙터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S그룹 관계자는 “구자은 부회장은 과거 LS엠트론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며 “LS엠트론이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담당하게 된 만큼 구 부회장의 독자적 경영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LS그룹 오너 2세 가운데 가장 막내다. 그동안 여러 LS그룹 계열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그러나 독자적으로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위치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형제간 우애를 중시하는 LS그룹 오너 2세들에게 독자경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구 부회장은 LS엠트론을 통해 경영능력을 평가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다각화, 현지화 전략, 품질 삼박자 갖춰
LS엠트론은 2008년 LS그룹이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할 당시에만 해도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LS엠트론은 당시 LS그룹의 주력부문이었던 전선사업을 빼고 남은 부수적 계열사를 한 데 모아놓은 회사에 불과했다.
그런데 불과 6년 사이에 LS엠트론은 LS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했다. 이렇게 달라진 것은 트랙터사업 덕분이다.
LS엠트론은 지난해 매출 5천억 원에 머물던 트랙터사업을 내년 1조 원까지 키우기로 했다. 트랙터사업은 LS엠트론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LS엠트론이 이처럼 트랙터사업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대 농기계시장인 북미 수출에 집중한 데다 새로운 시장개척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S엠트론은 올해 미국에서만 12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2011년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LS엠트론은 동남아를 비롯해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지역을 넓혔다.
LS엠트론은 최근 농협과 중고농기계 해외수출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협은 2017년까지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 중고농기계 4천 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 LS엠트론이 적극 참여하며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진출한 국가마다 지역에 맞는 트랙터를 개발하는 현지화 전략도 썼다.
LS엠트론은 목화를 손으로 재배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목화전용 트랙터를 개발해 지난해 8월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 미국 중국 브라질 등 40여 개 나라마다 국가별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트랙터를 수출하고 있다.
LS엠트론은 글로벌 트랙터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LS엠트론은 그동안 전주공장에 연구원 100여 명을 둔 트랙터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 농기계업체인 영국 CNH와 클라스도 LS엠트론에서 만든 트랙터를 가져다가 상표만 따로 붙여 판매할 정도다.
세계 트랙터시장 규모는 농업용 트랙터 기준으로 60조 원에 이른다. 세계인구가 증가한 데 비해 농업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트랙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