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DB그룹 회장이 DB그룹의 구조조정을 일단락하고 금융계열사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B그룹은 그룹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데 이어 동부대우전자까지 매각하면서 4년여에 걸친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대유그룹은 2월 말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와 DB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동부대우전자 지분 84.5%를 인수했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애착을 보이던 동부대우전자까지 그룹 품을 떠나면서 2013년부터 시작된 DB그룹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동부익스프레스, 동부대우전자 등을 내보내 비금융계열사 덩치가 크게 줄었다.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이 대표적 비금융계열사로 남았고 DB손해보험을 중심으로 DB생명, DB금융투자 등 금융계열사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약 90%를 차지하며 굳건하게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굳건한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기반을 다시 다지고 이에 힘입어 DB하이텍과 DB메탈 등 비금융계열사의 재도약 기회도 엿볼 것으로 보인다.
DB그룹은 2015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매각했던 금융정보통신회사인 FIS시스템을 다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DB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DB Inc.는 사모펀드인 비케이에이앤지와 FIS시스템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5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인수대금 규모는 95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2015년에 900억 원에 팔았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찾아오는 것이다.
FIS시스템은 DB Inc.에서 금융계열사를 상대로 한 정보기술(IT)사업만 따로 떼어낸 회사로 그룹에서 분리된 뒤에도 DB그룹 금융계열사의 정보기술업무를 상당부분 다뤄왔다.
다만 금융회사의 차세대 시스템 등은 회사의 주요 기밀을 담고 있는 만큼 그룹 밖으로 떨어져나간 FIS시스템에 맡기기엔 쉽지 않았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그룹의 재무구조가 안정된 만큼 이 회장은 FIS시스템을 다시 인수해 핀테크 등 그룹 금융계열사의 디지털화 등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DB그룹 관계자는 “IT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고 사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FIS시스템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금융IT사업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안정적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