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관련한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9일 전 전 수석의 뇌물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전 전 수석 대신 변호인이 출석했다.
전 전 수석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가운데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관계가 맞는 부분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은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전 전 수석은 변호인을 통해 “주변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과 일탈을 잘 다스리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롯데홈쇼핑, GS홈쇼핑, KT 등을 시켜 모두 합쳐 5억5천만 원을 한국e스포츠협회에 기부하거나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한국e스포츠협회의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내며 사실상 협회를 사유화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2014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때 한국e스포츠 방송회사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천만 원을 받고 한국e스포츠협회 예산 1억5천만 원을 의원실 직원 급여나 자신의 해외 출장비 등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1월18일 정 전 수석을 뇌물과 횡령,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피고인 측은 다음 재판에서 재판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재판 준비가 끝나지 않은 만큼 4월 13일과 27일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